용인 인사이드

딸기밭 옆에 잠든 800년 전 승전보, 처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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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용이
2026-07-04 · 4분 읽기
용인 역사 이야기
처인성 전투

용인 남사읍으로 딸기 체험하러 가는 길, 넓게 펼쳐진 비닐하우스와 논밭 사이를 지나다 보면 '처인성'이라고 적힌 작은 이정표 하나를 마주칠 때가 있어. 바쁘게 딸기 농장으로 향하다 보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표지판이지만, 그 아래 흙 속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800년 전, 고려를 지켜낸 커다란 전투의 기억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어. 딸기 바구니를 채우러 가는 발걸음, 오늘 하루는 잠깐 멈춰서 그 옛날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부터 들어보고 가는 건 어때? 알고 나면 앞으로 이 길을 지날 때마다 마음가짐이 달라질 거야. 특히 봄이면 이 근처가 온통 달콤한 딸기 향으로 가득해지는데, 그 향기로운 길 밑에 이런 묵직한 역사가 잠들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아.

1232년, 몽골이 두 번째로 몰려온 해

고려는 이미 한 차례 몽골의 침입을 겪은 뒤였어. 그런데 1232년, 몽골은 두 번째 대군을 이끌고 다시 고려 땅으로 밀고 들어왔어. 대륙을 호령하던 몽골 기병 앞에서 이름난 성들도 힘없이 무너지던 시절이었지. 당시 고려 백성들에게 몽골군이 다가온다는 소식 자체가 커다란 두려움이었을 거야. 그 무시무시한 원정군을 이끈 사람이 바로 몽골의 사령관 살리타(살례탑)였어. 그리고 그의 다음 목표가 되었던 곳이, 지금 우리가 딸기를 따러 가는 바로 그 용인 땅, 그중에서도 작은 성 하나였어. 대제국의 총사령관이 향한 곳이 왜 하필 이 작은 성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참 얄궂은 우연이야.

숫자로 보면1232처인성 전투가 벌어진 해, 고려와 몽골의 두 번째 격돌

처인성은 이름난 대군이 지키던 큰 성이 아니었어. 성벽을 튼튼히 두른 요새라기보다는, 그 땅에 살던 사람들이 전란을 피해 스스로 모여들어 지켜낸 작은 성이었다고 전해져. 힘 있는 관군 대신, 이 근방 백성들과 승려들이 각자 손에 무기를 쥐고 성벽 위에 올라섰다고 해. 누가 봐도 대제국의 정예 기병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처럼 보였을 거야. 하지만 역사는 여기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승려 김윤후, 살리타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다

이 작은 성을 이끈 사람은 뜻밖에도 승려 출신 장수, 김윤후였어. 정규 관군이 아니라 인근에 살던 백성과 승병들을 모아 처인성을 지키게 한 거야. 몽골 최고 사령관 살리타가 이끄는 대군이 성 앞까지 밀려왔지만, 김윤후와 민병들은 물러서지 않았어. 성벽 위에서 활을 겨누고 버티던 그 치열한 공방 속에서, 살리타는 처인성을 지키던 사람들 손에 목숨을 잃고 말았어. 대륙을 호령하던 대제국의 총사령관이, 정규군도 아닌 이름 없는 승려와 마을 사람들 앞에서 쓰러진 거야. 이보다 더 극적인 반전이 또 있을까.

큰 성도, 정예 병사도 아니었다. 이 땅을 지킨 건 결국 여기 살던 사람들이었다.

— 🐉 용이

사령관을 잃은 몽골 대군은 결국 물러났고, 이 전투는 훗날 국사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또렷하게 역사에 새겨졌어. 대제국의 최고 지휘관을 무너뜨린 게 정규군의 전술이 아니라, 자기 삶터를 지키려던 사람들의 힘이었다는 사실이 시간이 이렇게 지난 지금 다시 봐도 뭉클해. 그리고 그날의 처인성이 있던 자리는 지금의 처인구 남사읍, 예전 이름으로는 남사면 아곡리야. 지금은 사적 제415호로 지정되어 그 터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재밌는 건, 이 동네가 요즘 딸기 나들이 코스로 유명한 바로 그 남사읍이라는 사실이야. 딸기 체험 농장을 오가는 그 길이, 알고 보면 800년 전 나라를 지킨 격전지 바로 곁을 지나고 있었던 거지.

🐉 용이의 체크리스트
딸기 체험 전후로 처인성지(사적 제415호) 들러보기
남아있는 안내판과 성터 흔적을 천천히 둘러보며 역사 배경 읽어보기
포장·비포장 구간이 섞여 있으니 편한 신발 신고 가기

딸기 한 바구니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나들이지만, 그 옆에 어떤 이야기가 잠들어 있는지 알고 걸으면 같은 길도 완전히 다르게 느껴져. 아이 손을 잡고 걷다가 '여기서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대'라고 한마디 건네보는 것만으로도, 그냥 지나쳤을 딸기밭 옆 작은 언덕이 특별한 장소로 바뀔 거야. 800년 전 이 땅을 지켰던 이름 없는 사람들의 마음이, 지금도 이 흙 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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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의 팁 · 처인성지는 용인 처인구 남사읍 아곡리 일대에 있어. 별도로 넓은 주차 공간이 있는 건 아니라서, 인근 딸기 농장 나들이 동선에 묶어 차량으로 함께 이동하는 걸 추천해. 성터 규모가 크지 않아 짧은 시간에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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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따러 갔다가 800년 전 이야기까지 알아가면, 그 나들이 완전 특별해지지 않아? 용이는 이런 숨은 이야기 발견할 때가 제일 짜릿해. 다음에 남사읍 지날 땐, 딸기밭 옆 그 작은 성터도 한번 눈여겨봐 줘.
#처인성전투#남사읍딸기#김윤후#고려몽골전쟁#용인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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